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저는 올해 27살, 수도권의 한 국립대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입니다. 학부 시절부터 실험실에 남는 게 일상이었고, 친구들이 취업 준비할 때 저는 실험 데이터로 밤을 새웠죠. 남들이 보기엔 아직 학생 같지만, 저는 나름 일찍 결혼도 했고, 생활비도 스스로 벌며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와도 대학 시절부터 만나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이어졌죠.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더군요.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고, 각자의 삶이 너무 달랐던 탓인지 결국 결혼 2년 만에 이혼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혼 후였습니다. 당시 아내 명의로 되어 있던 일부 재산과 관련해 위자료와 재산 분할 문제가 발생했고, 법적으로 책임을 지게 되면서 은행 두 곳에서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카드로 생활비를 충당하던 중 카드사 채무까지 생기게 되었고, 결국 총 7,800만 원에 이르는 빚이 쌓이게 됐습니다.

처음엔 “연구 마치고 나중에 취업하면 갚을 수 있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자는 불어나고, 실험실 일과 공부,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면서 점점 정신적으로도 한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연구 성과는 떨어지고, 지도교수님과의 관계도 서먹해졌습니다. 잠도 잘 수 없고, 인간관계도 단절됐죠.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건강 문제였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며칠 실험실도 못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된 건 우연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였습니다. ‘빚이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이 유독 와닿더군요.

혼자서는 결정을 못 내리고, 결국 친한 연구실 선배 한 명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 선배가 “너 하나 망가지는 것보다, 네 인생 다시 시작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조언해줬습니다. 상담을 받기로 결심한 그날은 밤새 한숨도 못 잤습니다. 창피하고,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그래도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묘한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3개월이 걸렸습니다. 저는 매달 42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으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대학원생이라 소득은 적었지만, 연구비 보조와 알바 소득 등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생계비를 뺀 금액으로 산정된 것이었습니다. 법원에 출석해 판사님 앞에서 직접 제 상황을 설명했는데, 생각보다 정중하게 들어주시고 제 입장을 고려해주셔서 감동받기도 했습니다.

진행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이렇게까지 되어야 했나’라는 자책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심리 상담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마음이 정리됐고, 친구들과의 연락도 다시 시작하면서 인간적인 회복도 이루어졌습니다. 변제금을 제때 내기 위해 월급이나 알바비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변제 계좌에 넣는 습관을 들였고, 덕분에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변제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실험실 일도 다시 자리를 잡았고, 학회 발표도 잘 마쳤습니다.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지만,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미래에 대한 계획도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박사 졸업 후에는 해외 포닥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혹시 저처럼 젊은 나이에 큰 빚을 지게 된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빚졌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걸 인정하고 다시 설 수 있다는 게 진짜 용기입니다. 개인회생은 패배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제도입니다. 그 사실을 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